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천금매소와 페르시아의 전령총론 (부자학개론) 2022. 5. 26. 12:3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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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700년 전 주나라 유왕 시절
경국지색의 아이콘 웃지 않는 미녀 포사가 있었으니
그나마 비단 찢는 소리를 좋아해서
궁녀가 그 비싼 비단을 눈앞에서 찢으면 옅은 미소는 볼 수 있었다나?어느 날 괵석이란 간신 한 명이 아이디어를 낸다
(괵석보나 괵석부로 불리지만, 뒤의 보/부는 호칭으로 보아야 할 듯)
"거짓으로 전쟁 봉화를 올려보시죠
온 제후들이 군대를 끌고왔다 헛걸음하는 걸 보면 웃기지 않겠습니까"
연기를 보고 천자를 구하러 달려온 제후들은
그저 한 여인의 웃음거리가 되고
그 웃음을 본 유왕은 너무 기쁜 나머지
간신 괵석에게 천금을 하사했다는 이야기
천금매소(千金買笑)혹은 천금소매(千金笑買)
: 천금을 주고 웃음을 사다
그리고 옛날 페르시아에서는
패전을 전하는 전령을 사형에 처했다고 한다
부정타네 어쩌네 하는 명분이야 있었겠지만
아마도 왕 입장에서는 당연히 전쟁에 졌다는 이야기 들으면
속에서 무언가 확 오르면서 어딘가에 화풀이하고 싶었을 거고
마침 그 때 눈앞에 서 있는 전령의 꼬라지가 보기 싫었던 거 아닐까?애첩의 웃음에 녹아 나라 망하게 한 아이디어를 천금 주고 산 주나라나
(무슨 수를 써서라도 더 빨리 들어야 할) 귀한 정보를 알려줘도
메신저와 메시지를 묶어서 메신저를 죽이는 페르시아나...
동서고금 똑같다.
동서고금 이래봐야 침팬지의 진화 시간표로 보면
무의미한 시간/공간 차이니까
여기서 나오는 우리 침팬지의 두 가지 특성
1. 의사결정 근거 : '당장 눈앞의' 것
2. 그 '눈앞의 것'을 고르는 기준 : 보고/듣고싶은 것
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.Whatever it takes
자기 자신과
나아가 나라 전체가 망하더라도
당장 세이렌의 노래는 달콤하고
좋은 약은 입에 쓰거든
사실 저 두 가지보다 중요한
오늘의 진짜 결론
1+2 = 답이 없다
말하자면
'나는 다르다'
'나는 이제 교훈을 얻었다'
이렇게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진짜 교훈이다
밝은 안목 / 불굴의 정신력 / 겸손한 자세 등등
이런 덕목을 얻어야겠다고 다짐하거나
단순히 이런 역사를 봤으니 이제 얻었다고 착각하거나그 수많은 사람들은 그걸 몰라서 반복했을까?
설사 이런 덕목들을
진짜 가슴으로 깨달은 백만분의 일 천만분의 일 현자라도
영원할 수 없다
잠시일 뿐
나는 그러지 않을거라 생각하는 대부분은
애초에 그럴만한 자리에 가보지 못했기 때문이다
'돈만 있으면... 블라블라'라고 떠드는 사람은
보통 돈 있어본 적조차 없다는 신호인 것처럼
일확천금이든
큰 깨달음을 얻든
제일가는 귀인을 얻든
단 하나의 어떤 이벤트가 남은 인생을 모두 바꿀 수 있지만
그 다음 더 길게그리고 뒤집어서 생각해보면
그 바뀌었던 인생 역시도언제든 어떤 하나의 일로 다시 바뀔 수 있다는 게 된다
Many shall be restored that now are fallen
and many shall fall that now are in honor
"처음으로 발생하는 사건이 당신을 완전히 뒤흔들 수 있는데
어떻게 자기 자신을 위대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?"
- 에우리피데스
관중의 덕으로 춘추오패, 그중에서도 최초의 패자(覇者)가 된 제환공은
관중의 유언을 듣지 않아 침대에 갇혀 죽어 시신 그대로 구더기가 되었다
참고로 오래 전 젊은 시절에는왕위 다툼 건으로 관중이 제환공에게 활을 쏴 죽일 뻔 한 적이 있지만
왕이 된 제환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인정하고 등용했던 것
그렇게 감정을 억누르고 명재상 관중을 픽하고
그 덕에 사실상 당시 천하를 지배한 위대한 제환공(A)과
패자가 된 뒤 끝내 그 검증된 현자 관중의 유언을 듣지 않아
이후 포숙까지 화병으로 죽게 하고 본인도 비참하게 간 제환공(B)은
A=B 같은 사람이다
그것도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최초의 패업을 이룩할 정도의 위인
..
.
그러니까 다시 말하지만
영원할 수 없다
우리 인간의 현명함은 비가역적이지 않다
오히려 그에 딸려와 '눈앞에 쌓인' 성공의 징표들이
언제라도어떻게라도
0을 곱하게 만들 수 있다
그것이 우리 침팬지의 본성이라... 답이 없다
유일한 해독제는 그저
그 '답이 없다'는 걸 아는 것
그렇기에 유일한 대안은
Keep learning
Life-long learning
참고글:2021.02.14 - [총론 (부자학개론)] - 사람이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나?
끝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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